moon의 영화 시나리오 작성 노하우 part 8
스토리의 척추역할을 하는 주플롯을 풀어나감에 있어 어떠한 방법이 가장 현명한 것일까? 주인공이 목표점을 향해 다가가는 지점마다 놓여있던 장애물, 풀어나가야 할 갈등을 해소하는 지점에 대하여 가장 피해야 할 몇가지 사항들에 대해 적어보겠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있어 앞에 놓여있는 고난과 역경이 도저히 풀기 어렵다는 이유로 어떠한 우연을 가장한 마스터키를 사용하게 되면 그간 기대하며 스토리의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영화를 관람하던 관객은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배반심으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고난과 역경을 때려박아 주인공을 피폐하게 만들어 놓고는 '이 모든 상황은 꿈이었다' 라거나 '신의 가호로 모든것이 해결되었다' 라는 식의 해결법은 극작가로써 제일 지양해야하는 방법임을 알리는 바이다. 즉, 시나리오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해결법이 아니라고 한다면 싸구려 기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식의 해결법은 관객들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관객이 허용하지 않는 이런 우연적인 요소는 극전체의 신임을 잃게하는 효과를 나타내어 거시적으로는 영화를 보고나오는 관객이 본영화는 '엉터리 수작이다' 라는 감상평을 남길 수 있게된다. 극에 나오는 다른 모든 상황은 지극히 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있을법한 요소가 등장하기 시작하면 관객들은 슬슬 의심하기 시작하게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용납이 되는 경우가있다. 바로, 극의 초반부에 룰을 정해놓는 방법이다. 이 스토리가 진행됨에 있어 어떠한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 어떤 신비로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면 이는 관객이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이 다수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관객이 허용해줄 수 있기는 하기 때문이다.
정말 잘쓰여진 시나리오들의 특징은 '결국 마무리는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다'라는 느낌을 주는 공통점을 가지고있다. 이는 '뻔한느낌'과는 구별되며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시나리오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개연성을 따지고 모든 떡밥이 회수되었을 때, '결국 마무리는 그렇게 갈무리 짓는게 배스트였다'라는 지점을 자각했을 때가 완벽하게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같은 결과는 영화가 모두 끝나고 앤딩 크래딧이 올라갈때 관객이 알아채는 지점이 가장 이상적이며 에필로그에서 진행되어도 훌륭한 편의 시나리오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는 뻔한 느낌이 들었다'는 도저히 어떠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기에 예상이 가능한 결말이라는 결과물이 나오게된다. 이는 시나리오작가 나름의 치밀한 계산으로 인해 어렵사리 극안의 해결점을 찾게 되었지만 관객에게는 이미 수가 읽힌 상황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또한 나쁘다 볼 수 어려운 지점이, 정극이나 로맨스, 역사극 같은 결말의 반전여부 보다 더 중요한 관객의 정서의 변화나 사실고증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어쩔 수 없이 정도로 가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결국 자신의 시나리오에 가장 맞는 방법을 찾는것이 베스트이지만 중요한것은 스토리상 개연성이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되었느냐가 관객이 찜찜하게 극장을 나오지 않는 최고의 수완일 것이다.
<인물의 대사와 행동에 대하여>
시나리오상의 인물이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여러가지 행위를 할 수 있는데 글을 정말 잘쓰는 시나리오작가는 이러한 목적성있는 행위에 대해 대사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잘한다. 이는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만큼의 관객의 집중도는 높아지는 장점이 작용한다. 즉 직관성이 많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이 어떠한 의미에 대해 대사를 하는 부분에서 이를 대사보단 행동으로 보여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대사는 최소한으로 사용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것이 좋은데, 여기서 자칫 잘못할 수 있는 부분이 관객에게 아예 직접적 개입이 불가능하게 어떠한 단서도 주지 않고 넘어가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목적성이 명확히 보이는 대사를 명확히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행동이어야만 스토리의 개연성에 있어 확실히 관객에게 주고 넘어갈 수 있는것이다. 이는 우리의 삶속에도 깊이 남아있는 행동양식인데, 자신이 경험했거나 어떠한 시각적인 느낌을 받았던 장면은 남에게 들어서 아는 정보보다 훨씬 강력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대사에 대하여 2>
위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대사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하지만 스토리상의 갈등을 통하여 이야기를 진전시킬때 꼭 필요한 것이 대사이다. 정말 잘쓰여진 대사같은 경우에는 캐릭터, 상황, 갈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터져나온다. 이러한 일련의 조건들을 충족시키다 보면 우리들이 유튜브에서 흔히보는 명대사 명장면이 탄생하는 것이다. 영화속의 인물들은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세계의 인물들보다 훨씬 명료하게 묘사된다. 영화는 그만큼 현실을 함축시켜낸 시간들을 모아놓은 과정을 그리기 때문이다. 이른바 리얼하게 들리는 대사는 정말 리얼하게 들리는 대사와 리얼하게 잘 표현하는 배우의 시너지로 탄생한다. 배우의 조건을 보기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리얼하게 잘 쓰느냐에 고민을 가질 수 있기 마련인데 이는 간단하다. 대사를 직접 읊어보면 된다. 우리가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구어체들과 상황, 혹은 갈등의 유발되는 지점에 맞지 않는 대사들은 작가 본인이 소리내어 읊어보다보면 쉽게 문제점을 찾을 수 있으며 이는 극의 대사를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대사가 스토리보다 느리다는 생각을 들게하면 곤란하다. 그만큼 설명적인 부분에 대해 간단하고 명료하게 보여지는 지점을 깊이 고민하고 계산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초보적인 시나리오작가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로, 대사를 압축시키는 방법, 효과적인 대사로 이야기를 끌고가는 요령에 대해 깨우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령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대사를 쓸 때 두가지를 한번에 하려고 고민하고 고민하면 된다. 캐릭터의 개성을 보여주며 스토리를 전진시키는 설명적인 부분을 최대한 짧고 명료하게 쓰려는 노력을 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