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의 영화천국

moon의 영화 시나리오 작성 노하우 part 9

뭉티쥬씨 2020. 3. 14. 01:01

<대사에 대하여 세번째>

 


 오랫동안 관객의 기억속에 남아 유행어처럼 번지게 되는 대사들이 오로지 배우의 입에서 탄생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그다지 정확한 진단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보다는 시나리오작가 본인의 수많은 수정고를 털어내면서도 살아남았고, 감독의 눈에서도 인정받았으며 편집과정에서도 잘리지 않고 완성본에 들어가 관객과 시나리오를 직접적으로 연결시켜주게 되는 훌륭한 대사가 있다고 보아야 맞다. 물론 영화 <아저씨>에서 김희원 배우가 내뱉은 '이거 방탄유리야!' 절규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은 듯 내뱉은 대사가 관객의 뇌리에 강력히 박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짧게나마 진행되고 있는 폭풍의 반전이 되는 대사이며 캐릭터의 성격이 짧고 강력하게 임팩트를 주었기에 오래 화자되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두서없이 설명하는 것 같지만, 이런 짧고 세련된 대사들이 관객의 뇌리에 강력하게 타격을 줄 수 있다. 좋은 대사들의 조건에 대해 열거해 보도록 하겠다.



1. 대사는 말하는 역할의 성격이 드러나야 한다. 



2. 대사는 말하는 역할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관용적이어야 하며, 시나리오 전체의 분위기와 어울려야 한다.



3. 대사는 말하는 역할의 기분과 정서를 담고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말하는이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어야 한다.



4.대사는 말하는 등장인물간의 관계에 대해 보여지는 지표와 같음으로 이를 잊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5. 대사는 인물간의 행동을 자극시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6. 대사는 시나리오의 정보나 설명을 포함해야 한다.



7.  대사는 때때로 앞으로 다가올 갈등이나 장애물을 포함해야 한다.



8. 대사는 간결해야 하며 쓸데 없는 정보는 사용하지 않는다.



9. 대사는 명료해야하며 관객이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위와같이 좋은 대사의 반열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위의 조건들 중 많은 것에 해당되지 아니하면 어려운데,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전달'이 완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극중 설명이나 정보가 부족하여 혹은 개연성의 부족으로 오디오는 문제가 없음에도 관객의 입에서 '무슨소리야?'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야 좋은 대사인 것이다. 물론 뒤에 다가오는 복선을 깔고 혹은 관객에게 아직은 알리고싶지 않은 정보가 있다면 대사보다는 part 8에서 언급했던 행동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되겠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감독의 연기지도에 따라 극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시나리오 작가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할 줄 알면서도 자신이 맡은 배역의 내면세계를 토대로 대사를 분석할 줄 아는 배우이다. 훌륭한 대사란 이러한 배우들에게 본인들의 색이 스며들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마치 배우에게 만화영화에서나 나오는 로보트를 태워 원하는데로 움직일 수 있게 조종하는 대사는 좋은 대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시나리오에서의 대사는 시나리오 작가와 관객을 잇는 유일한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는 하나의 장이다. 이러한 장치속에서 시나리오 작가가 가진 고유의 내면의 이야기를 내비칠 수 있게된다. 그러나 앞서 파트들에서 몇번이고 언급했던 바 있던것과 같이 대사가 길고 유창해지면 관객은 지루해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언제나 분명하고 간결해야하며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항상 염두해가며 글을 써야한다. 

 여러분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와 이 감독 말장난 좀 할 줄 아는 감독인데?' 라고 느낀 작품들이 몇몇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 대사에 위트를 담아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관객에게 다가가는 감독들이 몇몇있다. 이러한 대사들을 뽑아내기 위해선 현실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관찰과 센스가 작용했는지에 대해 감탄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 <멜로가체질> 영화 <엑시트>  - 대사의 위트가 톡톡 튀어나오는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