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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의 영화천국

moon의 영화 시나리오 작성 노하우 part 6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특히 주인공이 하고자하는 목표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이 깊다고 part4에서 언급한적이 있다. 이러한 캐릭터가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캐릭터가 가진 성격이 되겠다. 캐릭터의 성격은 사건의 진행을 결정지으며, 캐릭터가 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지 또한 관객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캐릭터의 묘사를 도와주는 몇가지 외적 요소로는 인물이 대화할 때 사용하는 어휘, 말투, 옷입는 스타일, 제스쳐, 자주 사용하는 버릇, 육체적인 조건 등 인물이 추구하며 살아온 모습들이 고스란히 외적인 모습으로 승화되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이밖에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인물이 하고자하는 일은 무엇이며 어떠한 방법으로 성취를  해나가느냐가 되겠다. 인물이 놓여진 상황에서 맞딱들이게 되는 장애물들과 이를 어떠한 방법으로 해쳐나가느냐는 캐릭터가 가진 성격을 굳이 하나하나 설명해주지 않고도 관객 자신이 유추해내고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접적인 성격묘사는 part1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어느정도 배우가 그 역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변화할 수 있게된다. 하지만 배우의 해석 이전에 이야기의 전체를 책임지는 것은 시나리오작가 본인이기에 배우가 가져온 인물분석표에 대해 시나리오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며, 캐릭터에 대해 같이 협상해나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협상의 과정에서 경의로운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며 입체적인 캐릭터 창조에 도움이되는 시간일 것이다. 제일 중요한 점은 캐릭터가 하고자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정하게되면 부수적인 것들은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캐릭터의 성격묘사는 그저 인물이 가진 외형적 특징으로 모든것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캐릭터가 가진 외형적 특징은 그저 특징일 뿐 이러한 특징을 캐릭터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중요한 지점이라 볼 수 있겠다. 즉 요약하자면 성격묘사의 핵심은 바로 캐릭터의 내면세계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관객은 앞서 언급했던 목표를 어떠한 방법으로 해쳐나가는지와 인물의 행동으로 인해 캐릭터의 내면세계를 파악하게 된다. 이러한 기본이 잘 다져진 인물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입체적이며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여 살아있는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캐릭터의 성격과 배우가 가진 특성을 혼합하게 되면 매우 개성있는 캐릭터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 

 캐릭터의 성격묘사에서 다른 방법이 있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서로 상이한 목표로 인해 생기는 마찰이 아닌 캐릭터의 개성으로 인해 부딫히게 만들 수 있다. 이는 같은 목표를 가진 두 인물간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지점에서 '어떻게 목표에 다가가느냐'의 차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예를들어 A라는 인물은 다혈질에 마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고, B라는 인물은 다소 차분하며 냉정하고 답답한 모습이 있다고 가정헤보자. 이 두 인물이 '은행을 털자'라는 목표를 정했을때 A라는 인물과 B라는 인물이 선택하는 방법은 서로 상이할 수 있게된다. A라는 인물은 자신이 가진 신체적 우월함을 믿고 힘으로 제압하면 된다는 의견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B라는 인물은 이를 제지시키며 세밀하게 계획을 짜게된다. 둘은 서로 엇갈린 의견으로 다투게 된다. 이러한 간단한 상황에서도 성격의 묘사가 별다른 나레이션이나 설명 없이 관객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게된다.

 시나리오 작가들이 조심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캐릭터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야기속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주연인지 조연인지 혹은 엑스트라인지 알 수 없다. 그저 자신들의 인생을 살뿐 각자 가지고있는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다. 작가는 이점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예전부터 알아왔던 아주 친한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게 많은 부분들을 관찰하고 알고있어야 한다. 이러한 지점을 잘알고 캐릭터에 대해 써내려 갈 수 있다면 이야기가 가진 잠재력과 입체적인 모습들은 이 극을 관람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살아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게된다. 나또한 이러한 경험이 있는데, 내가 보조작가 시절 만들었던 이야기에 코러스 3명을 만들어 냈던 적이있다. 주인공 옆에서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주인공과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는 부분에서 극의 유쾌함을 집어넣기 위해 만들어 냈던 캐릭터들인데, 한창 마감에 시달려 세 캐릭터중 한가지 캐릭터를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 오로지 맡겼던 적이있다. 시나리오에는 그 역할이 중요하지 않기에 멍청하게 서있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말 그대로 병풍역할이었는데 이러한 나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음이 시나리오에 그대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를 당시 배우가 알아채고는, 배우 자신조차 이 극에서 쓸모없는 캐릭터로 살아있게 되어 정작 극이 나왔을 때 어정쩡한 포지션으로 왜 나왔는지 의문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 낸 실수를 저질렀다. 이와같은 상황을 겪은 나로써는 더욱 캐릭터에 대해 애정도를 높이는 과정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 뼈아픈 교훈을 얻게되었다.